1. 결론
시말서 제출 거부가 징계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는 제출하여야 하는 시말서의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①단순히 사건의 경위·사실관계만을 보고하는 성격의 시말서라면 그 부제출은 사용자의 정당한 업무명령에 대한 거부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②다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반성문 성격의 시말서라면, 이는 헌법 제19조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어서 그 제출명령 자체가 효력이 없고 거부하더라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명칭이 ‘시말서’인지가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요구하는 내용이 단순 경위 보고에 그치는지, 반성·사죄까지 포함하도록 강제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2. 정리표
관련한 내용은 견책·경고 등 경징계 처분과 함께 빈번하게 발생하며, 노무법인 비원으로 들어오는 상담 중에서도 “회사가 시말서를 다시 써오라고 하는데 거부해도 되느냐”는 질의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러 판례, 판정례의 기준에 따르면 시말서는 그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구분 | 경위서 성격의 시말서 | 반성문 성격의 시말서 |
| 핵심 내용 | 사건의 경위 및 사실관계 보고 | 반성, 사죄 및 재발방지 다짐 |
| 법적 성격 | 정당한 업무명령 가능성 높음 | 양심의 자유 침해 가능성 높음 |
| 취업규칙 효력 | 유효 | 무효(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 |
| 거부 시 징계 | 징계사유 해당 가능성 높음 | 징계사유 해당 X |
| 관련 판례 | 대법원 1991.12.24. 선고 90다12991 판결 등 | 대법원 2010.01.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등 |
3. 근거법령 및 관련판례
1) 시말서 제출명령 거부에 대한 원칙 : 징계사유 가능
대법원은 “취업규칙 등에 징계처분을 당한 근로자는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경우 징계처분에 따른 시말서의 불제출은 그 자체가 사용자의 업무상 정당한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대법원 1991.12.24. 선고 90다12991 판결 등)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근로자에게 시말서 제출을 요청하는 경우는 ① 별도 징계처분까지 할 사안은 아니지만 회사가 자체적으로 경위 파악을 위해 시말서를 요청하는 경우와, ② 징계처분이 확정되어 그 처분에 수반되는 행위로서 시말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로 구분됩니다. 두 경우 모두 근로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시말서 제출을 거부하면,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정당한 업무명령에 대한 거부에 해당하여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다만, 특정 사안에 대하여 징계처분의 일환이 아니라 경위 파악이나 단순 경고 목적으로 시말서를 징구하는 경우 이를 거부하는 것과 취업규칙 등에 규정되어있는 징계에 따라 시말서를 징구하는 경우 이를 거부하는 것은 단순 업무지시 거부에 해당하는지 혹은 업무지시 거부에 취업규칙 위반까지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를 수 있기에 추후 징계양정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보입니다.
2) 반성, 사죄의 의도가 담긴 시말서 제출 요청 거부인 경우 : 징계 불가능
다만,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은 취업규칙이 법령에 위배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만약 시말서가 이러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다르게 판단됩니다.
대법원은 단순한 시말서가 아닌 사죄나 반성을 담은 시말서에 대하여 “취업규칙상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취업규칙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어 근로기준법 제96조 제1항에 따라 효력이 없고, 그에 근거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라고 판시(대법원 2010.01.14. 선고 2009두6605 판결)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해당 판례에서는 시말서를 반성문 또는 사죄문으로 판단한 근거로서 사용자의 인사규정에서 시말서의 근거를 “부서장은 해당 직원에게 지적사항을 시정하고 반성의 계기가 되도록 시말서와 함께 주의를 줄 수 있다.”로 두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기재하였습니다.
더하여, 또다른 대법원 판례는 진술서 혹은 경위서에 이미 대략적인 사건의 경위가 기재되어 있어 그 외에 추가적으로 확인이 요구되는 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시말서를 요청하는 것 또한 정당한 업무상 명령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4.06.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4. 실무의견
해당 내용들에 대해서는 사실 근로자측이든, 회사 혹은 인사부서측이든 각자만의 오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장 흔하게 노무법인 비원에 상담 요청이 들어오는 내용은, 사용자 측에서 ‘시말서는 어차피 반성하라고 시키는 것 아니냐’라고 인식하여 회사 자체 양식에 ‘위와 같은 잘못을 반성하며…’, ‘재발 시 어떠한 처분도 감수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미리 인쇄해 두고 서명을 요구하며, 근로자가 거부하게 되면 업무지시 거부로 과도한 징계를 하여 문제되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사용자, 혹은 인사부서의 경우에는 ①시말서 혹은 경위서를 제출하는 근거에 있어서 취업규칙을 정돈하고(실제 반성이나 사죄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시말서나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근거에 반성 혹은 사죄를 의도로 한다면 이러한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②양식을 제공하거나 혹은 제출 내용을 정해줌에 있어 사안에 대한 6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정도로 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③이전부터 내려왔던 양식이라고 하더라도 오해할 수 있는 문구들이 미리 기재되어 있다면(재발 시 처벌 감수 등) 이를 정돈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추가적으로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취업규칙에 “시말서(경위서)제출”을 징계로 규정하였는데 징계에 수반되는 절차 없이 특정 사건에 대한 시말서 혹은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다면, 어떤 내용의 시말서나 경위서 제출을 요청했는지 여부에 상관 없이 부당하다고 볼 개연성이 있으므로, 해당 내용 또한 노무법인 비원과 같은 자문법인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해두는 것도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대응은 시말서 혹은 경위서라는 내용 자체가 본인의 잘못으로 인정된다는 생각 하에 일단은 무작정 거부하는 것입니다. 특정 사건으로 과도한 징계가 부과되는 등의 내용이 있으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통해 노동위원회에서 징계사유가 정당한지, 징계사유로 인해 부과된 징계양정이 적당한지를 따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 경우 만약 회사가 요구한 시말서나 경위서가 정말로 사실확인을 위한 내용이었다면, 의도치않게 회사의 징계사유를 한 개 더 더해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의 입장이라면 ①시말서 혹은 경위서 작성을 요청하는 내용이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고, ②사실관계 중심으로 이를 적어서 제출하며, ③만일 특정 내용을 강제한다면 해당 부분을 최대한 채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응이라고 할 것입니다.
5. FAQ
Q1. 취업규칙에 “시말서를 일정 횟수 이상 제출하면 해고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유효한가요?
A. 원칙적으로 그 효력이 부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에 작성한 내용과 같이 해고를 노동위원회 등 외부기관에서 다툴 경우, 징계사유가 정당한지, 징계사유로 인해 부과된 징계양정이 적당한지를 따로 객관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시말서를 일정 횟수(일반적으로 2회 혹은 3회)제출하였다는 내용 자체만으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볼 가능성은 떨어지므로 시말서 제출의 횟수에 따른 부담은 크게 가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Q2. 시말서 작성 거부는 어느 정도의 징계양정이 적정한가요?
A. 반성, 사죄문 성격의 시말서 제출 요청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일반적으로는 시말서 미제출 자체가 징계사유가 되기보다는 다른 큰 징계사유에 대한 부차적인 징계사유가 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사실 자체만으로 징계양정을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노동위원회에서는 부하직원에게 부당한 행위를 강요하고 이에 대한 상사의 시말서 제출 요청을 거부한 경우 감봉 2개월이 정당하다는 판정례(중앙노동위원회 2025부해1126), 지각 및 지각에 대한 시말서 제출 요청을 거부한 경우 견책이 정당하다는 판정례(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3부해3789)가 있으며, 시말서 제출 거부 및 업무시간 중 핸드폰 사용에 대한 업무지시 거부에 대한 정직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판정례(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23부해2060)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안과 사실관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시말서 제출요청 거부 단독으로는 견책~감봉의 징계양정이 타당하다고 보입니다.
Q3. 시말서 거부를 검토하고 있는데 회사가 압박이 심해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안전한가요?
A. 전술한 내용과 같이, 가장 안전한 방법은 ①회사 양식 중 사실관계 부분만 작성해 제출하고, ②반려·재작성 요구는 가급적 서면(이메일 포함)으로 받아 두며, ③동일 사안에 대한 추가 징계가 예고된 경우 노무사·변호사 상담을 통해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사죄 강요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해당할 여지도 있으므로, 정확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노무법인 비원의 공인노무사 김도명이 작성한 노동법 실무 정보입니다.
본 내용은 2026년 5월 기준의 법령, 판례, 판정례 및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확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