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론
점심시간(휴게시간) 중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점심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하는 휴게시간이지만, 식사·휴식·이동과 같이 그 사업장에서 통상적·관례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를 하던 중 다쳤다면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있었던 것으로 보아 산재로 인정됩니다. 이는 구내식당 이용뿐 아니라 사업장 인근 식당으로 식사하러 이동하거나 식사 후 복귀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도 적용됩니다. 다만 사적 용무를 위한 자의적 외출이나 우발적·비정형적 행위 중 발생한 사고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2. 정리표 : 점심시간(휴게시간)중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가능성
| 인정 가능성이 높은 경우 (통상적·관례적 행위) | 인정이 어려운 경우 (자의적·사적 행위) |
| · 구내식당·휴게실 등 사업장 시설 이용 중 사고 · 사업장 내 계단·복도·통로 이동 중 사고 · 사업주 제공·관리 시설의 결함·관리소홀로 인한 사고 · 사업장 인근 식당으로 식사하러 이동하거나 식사 후 복귀하던 중 사고 · 통상적 방법으로 점심식사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 · 사적 용무(은행·쇼핑 등)를 위한 자의적 외출 중 사고 · 통상적 범위를 벗어난 원거리·우발적 이동 중 사고 · 사적인 운동·취미 등 자의적 활동 중 사고 · 음주 등 사적·자의적 행위로 인한 사고 · 기타 사업주의 지배·관리와 무관한 활동 중 사고 |
※ 위 분류는 일반적인 경향이며, 개별 사안의 산재 인정 여부는 행위의 통상성, 사업주의 지배·관리 정도 등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3. 근거 및 판례
1) 법적 근거 :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마목은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사고로 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면, 점심시간이 근로시간은 아니지만 그 시간에 한 행위가 사업주의 지배·관리 안에 있었다고 평가되면 산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더하여 같은 호 나목은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도 업무상 사고로 규정하므로, 구내식당·휴게실 등 시설의 하자로 다친 경우에는 이 조항이 함께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2) 대법원 판례법리 : 통상적·관례적 행위인지 여부를 통해 판단
대법원은 사업주의 허락 하에 사업장 근처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사업장에 돌아오던 중 당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며, 휴게시간 중 근로자의 행위가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준비행위, 정리행위 또는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 필요적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대법원 2004.12.24. 선고 2004두6549 판결)하고 있습니다.
3) 근로복지공단 개정 지침 : 인근 식당 이동 또는 사업장 복귀과정 중 발생한 사고 인정
근로복지공단은 2018.6.11.부터 시행된 지침(2018.05.21. 산재보상정책과-1932)을 통해, 휴게시간 중 사업장 밖에서 발생한 사고로서 ①사업주가 제공한 휴게(식사)시간에 발생한 사고로서 사회통념상 식사에 수반되는 행위 중 발생한 사고이며, ②휴게(식사)시간 내에 식사를 마치고 사업장으로 복귀가 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고 기재하고 있습니다.
4) 인정이 어려운 경우 : 우발적·비정형적·특별한 방법
위와 같은 경우와는 반대로, 근로복지공단의 다른 지침(2009.03.23., 요양팀-1939)에서는 회사에서 행해지던 통상적, 정형적, 관례적 방법에 따라 휴게시간을 이용하던 중 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 지배, 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우발적, 비정형적, 특별한 방법에 따라 휴게시간을 이용하던 중 발생한 재해의 경우 사업주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 바 있습니다.
물론 위 최신 지침(산재보상정책과-1932)을 통해 해당 지침의 점심시간 관련된 지침은 변경되었지만, 우발적, 비정형적, 특별한 방법에 따른 휴게시간을 불인정한다는 원칙마저 바뀌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4. 실무 의견
1) 근로자 관점
점심시간에 다쳤다면 가장 먼저 정리할 것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떤 경로로” 하다가 다쳤는지입니다. 구내식당·휴게실·복도·계단 등 사업장 시설을 이용하다 발생한 사고는 물론, 평소처럼 인근 식당으로 식사하러 가던 길이나 복귀하던 길에 발생한 사고도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고 장소와 경위를 사진·CCTV·목격자 진술 등으로 확보하고, 평소의 식사 경로·방식이 통상적·관례적이었다는 점을 함께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실제 노무법인 비원의 산업재해 대리건에서도(의뢰인 보호를 위해 사건번호 미공개) 점심시간 내 식당 이동 중 크게 접질려 골절된 사건이 동료 근로자 증언 및 경로 입증을 통해 어렵지 않게 승인된 사례가 있습니다.
2) 사업주 관점
사업주는 점심시간 중 사고라는 이유만으로 산재가 아니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인정 여부를 근로복지공단의 판단 사항으로 보고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일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 신청을 하는 경우,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고 발생 당시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생각지 못한 과태료 처분이 있을 수 있으므로, 우선 산업재해조사표를 먼저 제출하는 것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물론 사적이거나 특별한 이유로 휴게시간을 사용한 정황이 확실한 경우에는 다릅니다).
한편 휴게실·구내식당 등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소홀이 사고 원인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산재 인정 여부와 별개로 근로자 측면에서 사업주의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불필요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용 시설의 위험성 평가 등 정기 점검과 위험 요소 제거 등 최소한의 안전관리를 갖추어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FAQ
Q1. 점심시간에 일어난 사건 중 인정이 안되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요?
A. 근로복지공단 지침(산재보상정책과-1932)에서는 ①구내식당에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가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사업장 밖에서 지인과 만나기 위해 이동 중 발생한 사고, ②점심식사를 위해 점심시간 내 사업장 복귀가 불가능한 외부 식당을 이용하여 식사 후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발생한 사고의 경우를 불인정되는 경우로 기재하였습니다. 다만, 점심시간 내 사업장 복귀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거래처 회의 또는 업무간담회 등과 같이 업무와 관련된 식사를 위해 이동 중 발생한 사고는 인정한다고 기재하고 있습니다.
Q2. 점심시간 중 발생한 산재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 산재요율이 올라가나요?
A.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15조 제2항은 기본 산재요율에 대해서 3년동안 해당 사업장의 산재승인으로 인해 지급된 보험금액을 합산하여 회사가 납부한 산재보험료의 특정 비율을 초과하면 금액을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를 개별실적요율이라고 합니다. 업무상 질병 및 출퇴근재해의 경우 이러한 개별실적요율에 포함되지 않으나, 점심시간 중 발생한 산재는 이에 포함됩니다. 다만,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사업장이라면 점심시간 중 산재발생 1회로 이를 통해 요율이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며, 3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개별실적요율이 적용되지 않아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도 이를 신경쓸 필요는 없습니다.
Q3. 점심시간 중 사고가 산재인지 애매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전술한 것과 같이 원칙적으로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지만, 사고 장소, 이용한 시설의 성격, 식사·이동 방식의 통상성, 행위의 사적·업무관련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애매한 경우라도 산재 신청 자체는 가능하므로, 사고 경위와 평소 식사 경로를 객관적으로 정리한 뒤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고, 필요하다면 노무법인 비원 등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인정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노무법인 비원의 공인노무사 김도명이 작성한 노동법 실무 정보입니다.
본 내용은 2026년 6월 기준의 법령, 판례 및 지침,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확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