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론
근로자의 사직 의사가 ①일방적인 해지통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후에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 철회할 수 없습니다. 반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②사용자의 승낙을 구하는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한다면, 사용자의 승낙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승낙 통지가 도달한 이후에는 더 이상 철회가 불가능하며, 사직 의사와 사용자의 승낙 의사 모두 반드시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고 구두로도 동일한 효력이 발생합니다.
2. 정리표 : 해약고지와 합의해지의 청약에 대한 일반적 차이
| 구분 | 해약고지 (일방적 해지통고) | 합의해지의 청약 |
| 법적 성격 | 근로자의 일방적 단독행위 | 사용자의 승낙을 구하는 청약 |
| 대표적 표현 | “○월 ○일자로 퇴사합니다” | “사직하고자 하오니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효력 발생 시점 | 사용자가 수리한 경우 수리 시점, 수리하지 않은 경우 민법 제660조의 기간 경과 시 | 사용자의 승낙이 근로자에게 도달한 시점 |
| 철회 가능성 | 도달한 이상 사용자 동의 없이 철회 불가 | 승낙이 도달하기 전까지 자유롭게 철회 가능 |
| 철회의 한계 | 사용자가 동의해야만 철회 효과 발생 | 신의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철회 제한 |
| 방식 | 서면·구두 모두 효력 인정 | 서면·구두 모두 효력 인정 |
3. 법령 및 판례
1) 사직 의사의 두 가지 성격 : 해약고지와 합의해지의 청약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경우, 그 법적 성격은 ①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해약고지(해지통고)’와 ② 사용자의 승낙을 구하는 ‘합의해지의 청약’ 두 가지로 나뉩니다. 대법원은 사직 의사표시의 성격을 사직서의 기재 내용, 사직서 작성·제출의 동기 및 경위, 사직 의사표시 철회의 동기 및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도록 하고 있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약고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0.09.05. 선고 99두8657 판결).
쉽게 표현하면, “○월 ○일자로 그만두겠습니다”처럼 결정된 사실을 통보하는 형태는 해약고지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회사의 결재·승낙을 전제로 한 형태는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합의해지의 청약과 해약의 고지를 구별하는 내용은 여러 가지 사실관계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 문장과 한 단어로만 이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함께 세심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2) 합의해지의 청약 : 사용자 승낙 도달 전까지 자유로운 철회
대법원은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하는 사직 의사표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92.04.10. 선고 91다43138 판결).
이를 쉽게 해석하면, 사용자가 사직서를 받아 내부적으로 결재를 마쳤다 하더라도 그 수리·승낙 의사가 근로자에게 실제 도달하기 전까지는 근로자가 사직 의사를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그 철회가 회사에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철회가 제한됩니다. 회사가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주는 등의 기준은 회사가 이미 해당 근로자의 이탈을 전제로 하여 인력배치를 변경하였다던가, 이미 대체인력 채용에 대한 공고를 올리거나 채용을 완료하였다던가 등의 사정이 있습니다.
3) 해약고지 : 사용자 도달 이후 철회 불가
반면 일방적 해약고지에 해당하는 경우에 판례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0.09.05. 선고 99두8657 판결).
쉽게 표현하면, “그만두겠습니다”라고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순간 철회권은 소멸하며, 이후에는 사용자가 받아주지 않는 한 사직 의사를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4) 의사표시의 방식 : 서면과 구두 모두 효력 인정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또는 사용자의 승낙 의사표시 방식을 강행규정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더하여, 민법은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의 효력은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발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11조).
따라서 사직 의사와 사용자의 승낙 의사 모두 서면뿐 아니라 이메일,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구두 통보 등 어떤 방식으로도 효력이 발생하며, 상대방에게 그 의사가 도달한 시점을 기준으로 효력 발생 여부가 판단됩니다. 서울행정법원 판례 또한 사직의 의사표시 역시 특정한 방식이 요구되지는 아니하므로 서면은 물론 구두나 이메일을 통한 사직의 의사표시도 효력이 있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1.04.22. 선고 2010구합36541 판결). 더하여, 최근 노동위원회 판정례 또한 구두로 퇴사의사를 밝혀 사용자가 이를 수리한 것이 객관적으로 인지되는 경우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정한 바 있습니다(인천지방노동위원회 2026부해25, 2026.03.05.).
4. 실무 의견
사직의사의 표명과 사직의사의 수리 사이,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근로관계 종료와 관련된 이슈는 소규모 사업장부터 대규모 사업장까지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하여 노무법인 비원에 많은 자문 요청이 들어오는 사항입니다. 특히 근로자가 감정적 상황에서 즉흥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시한 후 번복을 시도하는 경우, 또는 회사가 사직 수리를 명확하게 통보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체되다가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상담 현장에서 자주 들어오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①퇴직의 의사표시 또는 퇴직의 의사표시로 인지될 수 있는 내용을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홧김이라도). 더해서, ②만일 불확실한 상황에서 퇴직의 의사표시를 한다고 하더라도 해약고지로 인지되는것보다는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인지될 수 있도록(구두로 승낙내역을 통보받았다고 오해되지 않게끔) 서류, 전자문서 기안 등으로 퇴직의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를 확정적으로 매듭짓고자 한다면, ①사직서를 접수한 즉시 수리 의사를 명확히 통지하고 그 통지가 근로자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남겨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입니다. 실무에서는 사직서 수리 통보 이메일, 사직 수리 결정에 대한 카카오톡·문자 회신, 퇴직금·미사용 연차수당 정산 안내, 인수인계 및 퇴직 절차 안내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 사용자의 승낙 의사가 근로자에게 도달한 것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더하여, 단순히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마쳤다거나 인사팀에서 사직서를 보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합의해지가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외부로 표시된 승낙 의사의 도달을 별도로 확보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입니다.
②더하여, 합의해지 청약의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에는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만(대법원 91다43138 판결), 해당 내용을 맹신하면 안됩니다.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로서 이를 입증하는 것은 많은 노력과 증빙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 후임자 채용 절차가 사실상 완료된 경우, 사직 의사를 전제로 인사이동·조직개편이 단행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내용들이 무조건 불측의 손해를 준다고 내부적으로 확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매우 한정적인 해석이 필요합니다.
사직 의사표시와 그 철회를 둘러싼 분쟁은 사실관계 변수가 많은 영역이므로, 노무법인 비원과 같은 자문법인의 사전 점검을 통해 의사표시 시점·도달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해두시는 것이 분쟁 예방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5. FAQ
Q1. 카카오톡으로 “그만두겠다”고 보낸 메시지도 사직 의사표시로 인정되나요?
A. 전술한 내용과 같이, 원칙적으로 사직 의사표시는 그 방식에 제한이 없으므로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구두 통보 등 어떤 형태로도 효력이 발생합니다. 다만 메시지 문구가 “○월 ○일자로 그만두겠습니다”처럼 일방적 통보의 형태라면 해약고지로 보아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철회가 어렵고, “그만두려고 하는데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까요?”처럼 사용자의 결정을 구하는 취지로 해석되면 합의해지의 청약으로 보아 승낙이 도달하기 전까지 철회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카카오톡, 구두를 통한 사직의사 표시는 현실적으로 많은 사실관계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2. 사직 의사를 표시한 직후 곧바로 회사에 철회한다고 말했는데도 회사가 받아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전술한 바와 같이, 만일 표시한 사직의사가 해약고지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곧바로 철회를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인정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다만,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한다면 승낙 이전 곧바로 철회하였을 경우 철회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부분과 같이 다만 전술한 바와 같이 현실적으로 많은 사실관계 변수가 있을 수 있어 노무법인 비원 등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Q3. 사직서를 냈는데 회사가 아직 아무런 답을 주지 않으면 철회할 수 있나요?
A. 사실관계에 따라 다르나, 원칙적으로 사직서가 합의해지의 청약에 해당한다면 사용자의 승낙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전까지는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 내부적으로 결재가 끝났더라도 그 수리 의사가 근로자에게 도달하지 않은 상태라면 아직 합의해지가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철회 의사가 있다면 사용자의 수리 통지가 도달하기 전에 명확히 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그만두는 날을 확정짓지 않아도 사직의 의사표시가 유효한가요?
A. 민법 제660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고, 상대방이 해지의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월급제의 경우 당기후에 1개월)후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순히 “그만두겠다”라고 한 경우라도 효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8~9월까지 근무하는 조건에 실업급여 약속”이라는 근로자의 사직의사를 “2024년 9월 30일을 종료로 하는 사직의사”로 받아들인 바 있습니다(중앙노동위원회 2025부해46, 2025.04.24.). 따라서, 어떠한 방식이든 사직의 의사표시는 유효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전술한 바와 같이 현실적으로 많은 사실관계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이 글은 노무법인 비원의 공인노무사 김도명이 작성한 노동법 실무 정보입니다.
본 내용은 2026년 5월 기준의 법령, 판례, 판정례 및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정확한 검토가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